레디 플레이어 원을 봤습니다. 영화관에 앉자 마자 졸려하는 여자친구를 살피며, 혼자서 나즈막하게 '대박'을 여러차례 외치며 봤습니다.
영화는 재미있습니다. 대박 쩌는 초 명작은 아니지만, 그래도 좋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영화를 보는 내내, 그리고 끝나고 나오면서 나이든 노 감독이 뭘 말하고 싶어 하는지 보이더군요.
영화 현대 대중문화에 대한 찬사와 우려 그리고 감독의 조언이 섞여 있었습니다.
요즘 헐리우드 영화판을 보면 70~80년대 대중문화에 정서적 기반을 둔 작품들이 많습니다. 우선 마블시리즈도 그렇고 퍼시픽 림. 그리고 스타워즈 시리즈도 그렇죠. 이른바 고전의 현대적 재해석(?)이 주를 이루고 있죠. 그런데 스티븐 스필버그가 누구냐, 그 고전을 직접 만들었던 양반입니다. 오히려 현대 대중문화의 기본이되는 70~80년대 대중문화에 산증인이죠.
그런 양반이 과거부터 지금까지 대중문화에 대한 찬사를 보냅니다. 영화 음악 게임 등 오덕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요소들이 종합되어 하나의 온전한 세상이 되어있는 걸 보여주죠. 그게 오아시스고, 많은 사람들이 그 오아시스로 떠나는 겁니다. 즉 현대 대중문화의 총합으로 이루어진 새로운 세계를 통해 찬사를 보내는 거죠. 우리가 향유하는 이것들이 결코 하찮은게 아니야! 라는거죠
하지만 감독의 우려도 보입니다. 바로 꼰대 소렌토의 등장인데, 영화속에서 본인 스스로도 그렇게 말하죠. '나를 대중문화를 하찮게 취급하는 꼰대로 보니?'라고. 감독은 그렇게 보고있습니다. 자본이 투입되고 돈에 의에 움직이는 지금의 시스템은 결국 대중문화를 망치게 된다는 것이죠.
그러면 자본에 의해 망가진 대중문화는 누가 살리냐? 창작자와 유저라는 겁니다. 자본의 손에서 대중문화를 유저와 창작자에게 넘겨야 한다는 메세지죠. 그리고 거기서 더 나아가서 아무리 대중문화가 쩔어도 현실세계를 버리지는 말아라. 진짜, 삶의 본질적인 면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말로 영화를 끝 맺습니다.
뻔하고 지루한 이야기입니다. 너무 이상향 적인 말이죠. 근데 그걸 말하는 사람이 스티븐스필버그고, 또 그걸 지루하지 않게 늘어놓습니다. 좋았습니다. 온갖 것들을 다 가져와서 신나게 늘어놓고, 한편으로는 '그런데 할배는 이렇게 생각한단다 애들아. 내 영화 재미있게 봐 줘서 고맙다.'라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영화속에 할리데이의 모습이 자꾸 감독과 겹쳐보이는건 그 때문이겠죠.
어쩌면 이 영화 자체가 스티븐스필버그 이기 때문에 만들수 있는 영화가 아니었나 싶네요.
(비밀상점)
대용량 일회용 전자담배 비밀특가!
(7082)
영화 월간 추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