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아이들 타이르다 충격받았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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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돌아가신 젊은 교사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제가 겪었던 일이 바로 생각나더군요.

저도 국민학교 세대로 폭력적인 교사들로부터 받은 안좋은 기억때문에

권위적인 교권보다는 아이들의 인권보호가 더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사람이었습니다.

(지지난주 경험 전까지만 해도요)

저는 아이들이 모두 커서 조카들을 제외하고는 중학생 정도 되는 요즘 아이들을 직접 대화할 기회가

없었어요. 그래서 요즘 아이들이 가족이 아닌 낯선 어른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잘 몰랐습니다.

지지난주 운전 중에 길을 무단 횡단을 하던 아이들을 발견하고는 조심하라고 크략션을 울렸지요.

그랬더니 그 중 한 아이가 차앞에서 엉덩이를 흔들며 (궁둥이를 차량 전면으로 향해서)  크게 웃으면서 지나가는 겁니다. 

너무 화가나서 차에서 내려 그 아이를 불러 왜 그랬냐며 물었지요.

그랬더니 "그쪽한테 한것 아니다" "왜 큰소리를 내게 지르냐" "위협하는 것이냐" "애들아 이거 찍어라"

라고 합디다. 그런데 문제는 "얘들아 이거 찍어라" 한마디에 모두들 카메라를 들어 찍는데

제가 정말 당황스럽더군요. 물론 제 블박에 이 상황은 모두 녹화되어 있어요. 아직도 이영상은

혹시나 문제가 될까봐 따로 가지고 있습니다.

카메라가 돌아가니 제가 잘못한 것이 없는데도 위축이 되더군요.

심지어는 지나가는 행인들도 폰 카메라로 찍기도 하더군요.

그래도 어른이라는 생각에 아이에게 짝다리와 반말을 지적하고 무단 횡단하다 엉덩이를 차앞에서 흔드는

태도에 대해 지적하니

"그쪽한테 한것이 아니다"  "대체 나한테 뭘 원하는거냐" 하며 오히려 대듭니다.

그러면서 "그쪽이 나한테 소리지르는 것 협박이다"

라며 더 큰소리를 칩니다.

이 모습들을 촬영하던 대학생쯤 되는 사람들 중 한명이 다가와서

"이 정도 하시지요.." "학생들이 더는 할말이 없는 것 같네요" 라며 중재를 시도하고

저도 너무 할말이 없고 카메라는 자꾸 저를 찍고 있고...

그냥 접고 그래도 아이들에게 큰소리로 말한 것에 대해서는 미안하다고  말하고는 차에 올랐습니다.

물론 제가 이렇게 먼저 하면 그 아이도 제게 사과할 줄 알았어요. ㅎㅎㅎ 순진했지요.

이 녀석은 "저는 그쪽에게 할 사과는 없는데요" 하고 친구들과 가던 길 갔습니다. 

더 가관은 중재하던 대학생들이 서로 "이거 찍었냐" "나도 나온거야?" 하며 서로 영상을 나중에 확인하더군요.

생각같아서는 핸드폰 모두 뺏아서 제 모습 촬영한거 지워버리고 싶었지만

그러면 또 문제가 될 것 같아 그냥 돌아왔습니다.

저는 최소한 그 대학생들이 중재하면서, 

"상황이야 어쨋든 무단횡단하면서 이분 놀라신거와 너희들 불량한 태도는 사과해야해"

정도는 옆에서 거들줄 알았습니다. 그런 것 없더군요.

아마 유투브 각이다라고 생각하며 끼어든 모양이었나 봅니다.

요즘 아이들에게 휴대폰 카메라는 어른들을 통제하는 효과적인 도구가 되었더군요.

차에서 정말 10분은 출발 못하고 멍하니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요즘 아이들이 모두가 이렇지는 않겠지요. 제가 불량한 아이들을 만난 것일뿐이겠지요.

하지만 그 선생님 사건을 들으니 이 경험으로 그분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제 이해할 것 같더군요.

아이들 앞에서 무력함과 그로인한 교사로서의 자존심 훼손... 

돌아가신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