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임인터뷰 첫마디가 "능동적으로 우리 축구를 하는 팀을 만들겠습니다" 였습니다.
근데 그걸 무려 월드컵에서 했네요?
잘됏는지 안됐는지 여부를 떠나서 말이죠...
악재도 많았죠.
손흥민과 김민재는 공수의 핵이었는데 하필 그 두명만 부상을 안고와서 컨디션과 폼이 정말 안좋았습니다.
이 둘만 정상이었다면 우리나라 경기력은 훨씬 좋았을테죠.
한국뿐아니라 해외매체에서도 한국의 가장 위협적인 선수였다고 데이터로도 증명되었고 상대팀 주장도 인정하고 경계했던 이강인.
그 이강인이 벤투의 4년동안 거의 3년을 소속팀에서 고생만 하고 경기출전을 제대로 못했죠.
그래서 벤투도 애초에 이강인을 지워놨는데 하필 월드컵을 앞둔 3개월 딱 그 3개월만에 팀옮기고 갑자기 라리가 정상급 폼을 보여줍니다...
이미 사실상 팀은 완성되어 있는데 말이죠...
갑자기 이강인 넣어서 해보자니 이제껏 만들어놓은거에 이상한 튀는 선수 하나 들어가는게 불안하고 맘에 안들죠.
뭐 어느정도 이해는 할 수 있습니다.
1승 1무 1패로 16강.
성적만 놓고 보면 딱히 잘했다 못했다로 평가하기도 애매하고 그냥 한국이 월드컵에서 보여준 것과 별다를 것 없는 성적입니다.
오히려 1승 거두고 시작했던 2006 2010에 비해선 성적으로 따지면 안좋다고 봐야죠.
마지막 포르투갈 성적과 경우의 수의 운이 9%를 뜷어서 16강이라는 결과를 얻어낸 건 정말 천운이었구요.
일본이 그동안의 강팀상대로 우리도 할 수 있다고 강하게 맞서면서 보여준 졌잘싸들...
결국 이번엔 꼬리를 내리고 실리를 택해서 성공했고 모로코도 그렇고 상대에 따른 맞춤전술과 실리를 택한 노선들도 전력에 비해 좋은 성과를 거둔 팀도 많습니다.
그에 비해 능동적인 빌드업 축구를 내건 벤투호는 그 이상적인 모습을 월드컵에서조차 그리고 브라질상대로도 꺾지 않고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마치 리버풀과 맨시티의 전술을 반반씩 섞은듯한 윙백 올리고 간격벌려서 윙하프지역 활용하고 수적우위 활용하는...
현대축구 강팀들이 보여주는 트렌드죠.
한국이 이런 최신 축구트렌드를 시도한건 거의 처음입니다.
그래서 와 우리도 이런걸 하네싶은장면도 많았지만 거꾸로 선수들 개인기량이 부족해서 전과 바뀐게 없는 듯한 느낌도 많이 들었죠.
결국은 상대가 바뀌고 전술이 바뀌어도 우리는 똑같은 우리만의 축구를 하려고 했는데 어찌보면 벤투입장에서는 너무 당연한 일일겁니다.
맨시티가 역습카운터 무서운 토트넘 만난다고 본인들 전술을 바꾸지 않듯이 말이죠..
하지만
약팀의 입장인 우리에서 매번 똑같은 전술 똑같은 선수를 보면서 감독이 유연함이 없고 똥고집에 답답함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그게 바로 저같은 사람이구요.
저는 답답하고 유연함이 없어보이고 애초에 아무리 최신 현대트렌드라 하지만 추구하는 그 색깔이 우리나라의 강점에 맞나부터가 의구심이 들었고 이해가 가지 않는 선수기용을 보면서 선수기용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의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뭐 벤투의 저러한 고집덕분에 브라질 상대로도 부끄럽지 않게 맞서고 월드컵에 우리도 이렇게 할 수 있구나 한단계 나아간 건 분명하죠.
답답함을 느꼈을지....아니면 만족했을지....어느쪽에 속하든 충분히 한국사람이고 축구팬이라면 느낄 수 있는 것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답은 없지요...
다만 이 한단계 나아간 것에서 정말 우리나라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할 색깔이 벤투가 시도했던 그런 색깔이 맞는지는 한번 생각해봤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이 빠졌네요..
2002년의 특수함을 제외하면 역대 대표팀 중 가장 원팀으로 똘똘 뭉쳤던 대표팀이 아니었나싶고..
그걸 만든 것도 결국 감독이고 그부분을 가장 높게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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